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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cher/칼럼

이항(EHang), 공매도 사태를 돌아보며

by Pincher 2021. 4. 27.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지난 1년 동안 이항이라는 기업의 주가에 벌어진 일을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시간이 지나도 당시의 정황을 누구나 자세히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UAM eVTOL 산업의 선도 기업으로 주목을 받은 이항(EHang Holdings, NASDAQ:EH)의 주가는 2020년 11월부터 이듬해 2021년 2월까지 3달에 걸쳐 주당 8달러에서 124달러까지 15배 가량 증가했다. 그리고 2021년 2월 12일 금요일 장 종료 직전 모 리서치 사에서 작성한 사기 문서(혹은 공매도 보고서-그들의 표현에 따르면)가 공개된 직후 이항의 주가는 2영업일 만에 무려 60% 이상 하락했고, 세 달 뒤 최저점인 21달러에 이르기까지 총 80% 가량을 하락했다.

 

 놀라운 사실은 이 문서에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눈여겨볼 만한 의심스러운 정황은 한 가지도 없었다는 점이다. 약간의 지식만 있다면 누구나 조금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사실 관계를 단시간 안에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 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이전보다 더 낮은 수준의 가격으로 오랜 기간 유지되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기업의 펀더멘털은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이전이나 최고점을 찍은 순간보다, 오히려 주가가 폭락한 이후가 훨씬 더 뛰어났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단기적으로 주가라는 것이 대상이 되는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결정될 수 있다고 해도,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읽을 가치조차 없는 형편없는 수준의 보고서 몇 장에 기업의 주가가 펀더멘털과 정반대 되는 방향으로 움직여 장기간 유지되었다는 사실은 오로지 한 가지 사실만을 가리킨다. 시장에 참여하는 개인 투자자 거의 대부분이 완전히 기초적인 수준의 사실 관계조차 확인하지 않고 자산을 투자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세기가 끝나고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면 대중들도 사실 수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 같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의 책에 케네스 피셔가 적은 글이다. 20년의 세월이 더 흘렀지만 변한 것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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