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이 2018년도 신년사에서 "아주, 아주 좋은 책 (very, very good book)"이라고 칭찬하기도 했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고 해서 가치가 바라는 종류의 책은 아니다. 1958년 처음 출판된 필립 피셔의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는 사실 수집(Scuttlebutt)이나 성장주(growth stock)와 같은 개념을 처음으로 시장에 소개한 것으로 유명세를 얻기도 했지만, 이 책을 소개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 부분에 다소 지나치게 집중한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사실, 사실 수집의 개념을 일반적인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에 활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왜 투자자가 진정으로 위대한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내용들을 알아야만 하는지에 대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자 중의 한 명인 필립 피셔가 직접 그의 사고와 언어를 통해 알려준다는 점에 있다.
15가지 포인트에서 이야기하는 기업은 넓은 시장과 강력한 제품을 갖고 있으면서, 현재의 제품 영역을 훨씬 뛰어넘는 잠재력을 끊임없이 개발하고자 하는 결단력 있는 경영진이 이끌어가는 회사다. 이런 기업은 미래의 신제품을 창출해낼 수 있는 생산적인 연구개발 부서를 갖고 있다. 또 효율적이며 규모를 갖춘 강력한 판매 조직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제품이 시장에서 부딪칠 수 있는 모든 장애물들을 제거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원칙은 매우 미래 지향적이다. ...불명예스러운 스캔들을 일으켰던 종목이나 주가가 과도하게 고평가됐던 기업들을 한번 생각해보라. 이런 기업들 가운데 사실 수집의 시험을 통과한 경우는 단 하나도 없었을 것이다.
- 내가 이 책에서 배운 것, 케네스 피셔
그는 기업이 본질적으로 훌륭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질들을 갖춰야 하며, 투자자가 이러한 우수한 기업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어떤 관점과 시선으로 기업을 바라봐야 하는지 주식 시장의 지난 역사와 발전 과정, 그리고 그가 경험한 사례들과 날카로운 통찰로 발견한 지혜들을 통해 상세히 알려준다.
아버지가 쓴 책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다 해도 투자 경험을 쌓아나가면서 몇 번이고 이 책을 다시 읽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냥 한번 읽고 얻어낸 가르침에 만족해 한다면 스스로 화를 자초할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책의 내용이 마음속에 새겨진 것처럼 희미하게 떠오를 것이다. 그 다음부터 한 차례씩 이 책을 더 읽어갈수록 책의 내용으로부터 더 자유로워질 것이다. 종교적 의미를 무시한다면 이 책은 투자의 바이블과 같다. 두껍지는 않지만 몇 번이고 다시 읽어야 할 책이고, 그 내용의 유용성이 결코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 내가 이 책에서 배운 것, 케네스 피셔
올해로 이 책을 처음 접한 지 13년이 되었다. 투자를 거듭하며 매 해 책을 다시 읽었지만, 그의 아들 켄의 말처럼 진정한 의미로는 아직도 이 책을 다 읽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매번 책을 읽을 때마다 그는 내가 어떤 점을 잊고 투자하고 있었는지, 진정으로 올바른 투자자의 자세란 어떤 모습인지 떠올리게 해줌으로서 언제나 더 나은 투자자가 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책에는 그의 뛰어난 투자 지식 뿐만 아니라, 가장 위대한 투자자 중의 한명인 그가 투자를 대했던 자세와 마음가짐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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