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가 만들어진 이래 가장 말이 되는 상품"
인덱스 펀드를 설명하는 모든 미사여구를 줄이고 단 한 줄만 남겨야 한다면, 그것은 아마 자본주의 시장경제 전반에 대한 투자가 될 것이다. '지수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기업의 주식을 사서 지수를 따른다' 인덱스 펀드의 이 개념은 너무 단순해서 이것을 설명하는 사람이 다소 바보 같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그러나 일반 투자자가 지수에 투자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익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지금까지 발표된 개인 투자자와 시장 전체 간의 장기적인 평균 투자 수익률을 비교한 어떤 역사적인 통계를 찾아봐도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이 동일한 기간 동안 시장 전체 수익률보다 높았다는 보고서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놀랍게도(혹은 전혀 놀랍지 않게도) 금융 기관들이 제공하는 펀드 상품의 평균적인 수익률은 그보다 더 낮았다. 수수료와 세금까지 고려한다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다.
이러한 사실만 놓고 보면 인덱스 펀드가 발매된 이후 대부분의 선별형 펀드 상품들은 시장에서 사라졌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아 대중이 필요 이상으로 금융 기업들을 신뢰하고 있거나 증권사 영업사원들의 역량이 내 생각보다 뛰어난 모양이다. 어느 쪽이 되었든, 인덱스 펀드가 장기적인 수익률 측면에서 평균적인 개인 투자자나 펀드 상품들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차례 반복해서 증명되었다. 굳이 워렌 버핏과 헤지펀드 간의 대결을 여기서 다시 한번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덱스 펀드는 항상 개인 투자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려왔는가? 라는 질문은 다소 잘못된 질문이다. 올바른 질문은 어떻게 평균적인 개인 투자자들은 항상 지수 평균보다도 못한 수익률을 계속해서 올려왔는가일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일반 투자자들이 하나같이 잘못된 주식만 골라서 투자하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지 않은 이상, 수수료와 세금을 제외한다면 투자자 전체의 평균적인 수익률은 어느 정도 지수의 평균 상승률과 비슷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바로 시장이 자연적으로 투자자들이 올바르지 못한 판단을 내리게 만드는 성질을 가지고 있거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유도하기 때문이다.
인덱스 펀드는 그 명확한 목적성과 목적을 달성하는 방식에 있어서의 체계성, 그리고 개인의 의사 판단을 원초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얻는 일관성으로 인해 시장의 수많은 문제들로부터 본질적으로 자유롭다. 이것이 아마 보글이 말한 '우아함'일 것이다. 인덱스 펀드는 기업의 현재 가치나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자의 주관적인 판단이나 가격에 대한 판단을 요구하지도, 시장의 온갖 소음들에 영향받지도 않는다. 의도적으로 주가를 움직이려는 무리들로부터도 자유롭다. 주요 국가의 경제 전체를 특정한 세력이 의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심지어 그럴 능력이 있다고 해도 말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더 그렇다. 인덱스 펀드에 단점이 있다면, 아마 인덱스 펀드에 투자해서 시장 수익률을 한참 초과하는 수익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 정도일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상품이 이미 시장에 충분히 보편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이 자신은 선택적으로 투자하여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 대부분은 그들에게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보다 못한 수익률을 돌려줬다. 충분히 긴 기간 동안 직접 투자해서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을 거두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검증 과정을 거치는 편이 좋다.
타인에게 투자를 권하는 일은 언제나 곤란한 일이다. 직접 투자는 기술보다 예술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예술을 타인에게 설명하고 납득시키기는 어렵다. 그러나 인덱스 펀드는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다. 인덱스 펀드는 예술이 아닌 기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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