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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cher/칼럼

포트폴리오의 안정성과 수익성

by Pincher 2020. 8. 31.

 

 투자의 안정성과 수익성은 곱셈 관계다.

 

 안정성이 0%라면 수익성이 아무리 높아도 어떠한 수익도 기대할 수 없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확률로 원금을 보장하는 행위만을 투자라고 할 수 있다면, 혹은 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장기적인 복리 수익을 위해 투자 원금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투자자가 반드시 추구해야 하는 미덕 중의 하나라는 사실에 동의한다면, 어떤 경우에도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입을 수 있는 최대한의 손실이 안정적인 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평균적인 이익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안정성을 0과 1 사이의 값, 수익성을 안정성에 곱해지는 숫자라고 했을 때, 안정성과 수익성을 서로 곱한 값은 언제나 1 이상이어야 한다.

 

 나심 탈레브의 바벨 전략이라고 하는 90%-10% 케이스를 예로 들어보자. 이 경우

   (1) 90%의 투자 자산에서 50%의 확률로 원금을 보존, 50%의 확률로 30%의 수익
   (2) 10%의 투자 자산에서 50%의 확률로 원금을 손실, 50%의 확률로 250%의 수익

을 거둔다고 가정한다면, 90%의 투자 자산에서 기대할 수 있는 평균적인 가중평균 수익률은 13.5%로, 나머지 10%의 투자 자산에서 원금을 모두 손실하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여전히 0을 초과하므로 이 포트폴리오 구성은 앞서 정의한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위 예시에서 전체 포트폴리오의 기대 수익률은 13.5%에 7.5%를 더한 21%로, (1)의 경우에 모든 자산을 투자하는 포트폴리오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인 15%보다 월등하게 높다. 실제로도 위 사례와 유사하게 대부분 매력적인 위험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수익성의 향상은 대부분 이를 담보로 하는 안전성의 손실보다 정도가 더 크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대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종합한 값이 가장 높은 종목들, 혹은 하나의 종목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다. 예를 들어 위 예시의 경우 50%의 확률로 250%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평균적인 기대 수익률이 75%에 달하는 2번의 경우에 모든 자산을 투자하는 것이 1번의 경우에 90%, 2번의 경우에 10%의 자산을 나누어 투자하여 총 21%의 평균적인 수익률을 기대하는 전략보다 더 우월하지 않느냐는 질문이다.

 

 대게 이러한 질문은 수익성뿐 아니라 안정성 또한 투자자가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두 가지 핵심 가치 중 하나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데서 온다. 어떤 행위가 투자라고 불리기 위해서는 기대할 수 있는 수익성과 무관하게 일정한 수준의 안정성을 반드시 확보해야만 하며, 이러한 안정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모든 행위는 투자라기 보다는 투기나 도박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과연 50%의 확률로 원금의 이익과 손실이 갈리는 행위를 우리는 투자라고 부를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적절한 수준의 포트폴리오 안정성이란 과연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충분히 긴 기간 동안 자금을 투자해서 원금을 손실하지 않을 확률은 100%에 수렴해야 하며, 동일한 기간 동안 전체 경제에 투자하여 얻을 수 있는 수준을 초과하는 수익을 낼 확률도 50% 이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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